술 한잔 / 정호승

농돌이 2024. 12. 7. 20:19

술 한잔 / 정호승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 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 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행동만을 약속해라     --프리드리히 니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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