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농돌이 2013. 1. 1. 15:15

 

화양연화(류시화)

 

나는 나의 이마를  사랑했지

새들이 탐내는 이마

이제 막 태어난 돌 같은 이마

언젠가 한 번은 내 이마였던 것 같은 이마

가끔 고독에 감기는 이마

불을 끄면 소멸하는 이마

스물두 살의 봄이었지

새들의 비밀 속에

내가 너를 찿아낸 것은

책을 쌓아 놓으면 둘이 놓을 공간도 없어

거의 포개서 자다시피  한 오월

내 심장은 자주 너의 피로 뛰었지

나비들과 함께 날들을 새며

 다락방 딸린 방을 얻은 날

세상을 손에 넣은  줄 알았지

넓은 방을 두고 그 다락방에 누워

시를 쓰고 사랑을 나누었지

슬픔이 밀려온 밤이면

조용한 몸짓으로 껴안았지

 어느날 나는 정신에 문제가 찿아와

하루에도 여러 번 죽고 싶다.죽고 싶다고

다락방 벽에 썼지

너는 눈물로 그것을 지우며

나를 일으켜  세웠지

난해한 시처럼 닫혀 버린 존재를 

내가 누구인지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너 밖에 없겠지

훗날 인생에서 우연히 명성을 었고

자유로이 여러나라를  돌아다녔지만  

그때기 나의 화양연화였지

그 이마만이 기억에 남아 있어도

다락방 어둠 속에서 달처럼 희게 빛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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