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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게 / 서정윤
내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그는 생명을 잃고 비틀거리고
너의 아름다움에
내가 손 내밀었을 때
너는 이미 내 손을 의식하고
내가 원할 것같은 곳으로 움직여
자신의 눈빛을 잃어버렸다.
내가 너를 가지지 않음으로
너는 내 속에 꽃으로 피어
영원히 가질 수 있다.
나를 위해 너를 보내고
나는 너를 가진다꽃 씨/
서정윤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대 한 사람만을 위해
내 생명 하나의 유리이슬이 되어야지.은해사 솔바람 목에 두르고
내 가슴의 서쪽으로 떨어지는 노을도 들고
그대 앞에 서면
그대는 깊이 숨겨 둔 눈물로
내 눈 속 들꽃의 의미를 찾아내겠지.사랑은 자기를 버릴 때 별이 되고
눈물은 모두 보여주며
비로소 고귀해진다.
목숨을 걸고 시를 써도
나는 아직
그대의 노을을 보지 못했다.눈물보다 아름다운 시를 위해
나는 그대 창 앞에 꽃씨를 뿌린다.
오직 그대 한 사람만을 위해
내 생명의 꽃씨를 묻는다.
맑은 영혼으로 그대 앞에 서야지태안 튜울립축제에 갔다가 눈이 호강하고 오는 날,
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또 다른 나를 위해서 존재함을 알았다!
깊이 숨겨둔 눈물보다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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