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 김용택 시인의 사람들은 왜 모를까 중에서 --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식이 있는 곳,,,! (0) 2017.06.09 그대가 있어 행복한 날 / 용혜원 (0) 2017.06.06 1년을 기다린 소백산 철쭉,,,!(2) (0) 2017.06.02 한라산 철쭉을 기다리며,,,! (0) 2017.06.01 1년을 기다린 소백산 비로봉 철쭉 산행(1) (0) 2017.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