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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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 억세밭 추억산 2022. 11. 3. 05:58
선한 영향력이 있으니 / 박노해 자신 안에 자리한 악의 능력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자가 있다 자신 안에 커오는 선의 능력을 쉬임 없이 고무시키는 자가 있다 그는 어느 쪽인가 나는 어느 쪽인가 악은 선을 삼켜야만 연명할 수 있으니 선은 악에 맞서야만 커나갈 수 있으니 그러니 선한 이여 악에게 자신을 내어주지 마라 위선을 떨치고 선함을 지켜라 진실로 선한 사람은 나쁜 사회에서도 자기 영혼을 잃지 않고 좋은 삶을 사는 사람 아무리 작아도 선한 존재는 그 자체로 어두운 세상의 등불이니 아무리 무력한 듯해도 선한 사람은 선한 존재 자체로 내뿜는 영향력이 있으니 진실로 선하게 끝까지 선하게 풀꽃 / 남정림 누가 너를 보잘것 없다 했느냐 잠깐 피었다 지는 소임에 실핏줄이 휜히 드러나도록 솜털이 요동칠 정도로 있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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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 최영미산 2022. 10. 4. 07:25
가을에는 /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 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 하는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 가을비가 여름날 폭우처럼 내렸습니다 가을을 재촉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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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정원에 앉아산 2022. 5. 15. 10:46
내 삶이 잔잔했으면 좋겠습니다/조미하 내 삶이 잔잔했으면 좋겠습니다 쉽게 성내지 않고 쉽게 흥분하지 않으며 흐르는 물처럼 고요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표시 내지 않고 혼자서 간직하다 금방 평온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일이 내 뜻과 다르게 흘러가서 힘이 부쳐 쉬고싶을 때 그냥 맘 가는 대로 훌쩍 떠나는 용기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월이 흘러 더 나이를 먹게 되도 어린아이처럼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것에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것에 익숙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행복을 오래오래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세상에 가르침을 주신 스승의 날로써,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만나고, 진심어린 가르침이 씨앗이 되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피워낸 스승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는 날 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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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채봉삶 2022. 5. 11. 21:24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매년 오는 산이지만 느낌은 다릅니다 누구랑, 어느 시간에,,,, 오늘은 어머니가 감사합니다 사랑한다고 말씀주시는 어머니, 당신의 사랑으로 채워지는 저의 삶 입니다 마음속 가득 채우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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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천천히 / 이병률산 2022. 5. 7. 08:01
아주 오래 천천히 / 이병률 떨어지는 꽃들은 언제나 이런 소리를 냈다 순간 순간 나는 이 말들을 밤새워 외우고 또 녹음하였다 소리를 누르는 받침이 있다는 사실이 좋아서 그 받침이 순간을 받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새벽에 나는 걸어 어느 절벽에 도착하여 그 순간순간의 ㄴ들이 당도할 곳은 있는지 절벽 저 아래를 향해 물었다 이번 생은 걸을 만하였고 파도도 참을 만은 하였으니 태어나면 아찔한 흰분홍으로나 태어나겠구나 그렇다면 절벽의 어느 한 경사에서라면 어떨지 그리하여 내가 떨어질 때는 순간과 순간을 겹겹이 이어 붙여 이런 소리를 내며 순간들 순간들 아주 아주 먼 길을 오래 오래 그리고 교교히 떨어졌으면 화려한 천상의 정원에 서 봅니다 커피처럼 향기로움은 없는 철쭉의 정원이지만, 참 아름답고 행복합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