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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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를 기다리며 / 문정희삶 2018. 3. 26. 22:29
제비를 기다리며 / 문정희 제비들을 잘 돌보는 것은 우리집 가풍 말하자면 흥부의 영향이지만, 솔직히 제비보다는 박씨, 박씨보다는 박씨에서 쏟아질 금은보화 때문이지만 아시다시피 나는 가풍을 잘 이어가는 착한 딸 처마 밑에 제비들을 두루 잘 키우고 싶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강남에도 제비들이 좀체 나타나지 않아 지하철역에서 복권을 사서 주말이면 허공으로 날리기도 하고 참다못해 빈 제비집에 손을 넣었다가 뜻밖에 숨은 뱀에게 물리기도 한답니다 포장마차에서 죽은 제비다리를 구워먹으며 시름을 달래며 솔직히 내가 기다리는 것은 박씨거나 박 속에서 쏟아질 금은보화가 아니라 물찬 제비! 날렵하게 사모님처럼 허리를 감고 한바퀴 제비와 함께 휘익! 돌고싶은 것은 누구보다 당신이 더 잘 아시겠지 오늘, 오래된 책을 펼쳐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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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하나의 무늬로 바라보라 / 류시화산 2017. 3. 24. 21:48
삶을 하나의 무늬로 바라보라 / 류시화 삶을 하나의 무늬로 바라보라. 행복과 고통은 다른 세세한 사건들과 섞여들어 정교한 무늬를 이루고 시련도 그 무늬를 더해 주는 색깔이 된다. 그리하여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을 때 우리는 그 무늬의 완성을 기뻐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중에서 우리가 누구이든, 얼마나 외롭던, 신은 매 순간 우리를 초대하신다. 수레바퀴처럼 계절도 온다 우리는 연습없이 태어나 실습없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이가 오늘 하늘나라로 가셨다 슬픔이야 잠시 이려니 하지만, 사랑은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그분과의 미이행 약속도 남았는데,,, 봄은 슬프다 오고, 가니까? 자신의 영혼이 원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중요함을 잃지 않는것, 진정으로 사는 일에 힘써야겠다 별들의 목소리가 흐르는 하늘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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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산 2017. 3. 20. 18:59
산수유(山茱萸)의 말 / 정문규 마음은 간절해도 찾아뵙지 못했네요. 이른 봄 내 맘은 산에, 산에 노랗게 부끄러워 수줍어 당신께는 못 가고 붉은 여름보다 더 붉게 그리움만 맺혔네요. 산수유 / 정호승 늙어가는 아버지를 용서하라 너는 봄이 오지 않아도 꽃으로 피어나지만 나는 봄이 와도 꽃으로 피어나지 않는다 봄이 가도 꽃잎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내 평생 꽃으로 피어나는 사람을 아름다워했으나 이제는 사람이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지 않는다 사람이 꽃처럼 열매 맺길 바라지 않는다 늙어간다고 사랑을 잃겠느냐 늙어간다고 사랑도 늙겠느냐 집 근처에도 산수유가 피었습니다 저녁에 꽃을 보러 아내와 다녀왔습니다 이른봄, 선택의 여지가 없이 보는 꽃,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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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에 마주한 봄의 전령사 산수유꽃!삶 2016. 3. 20. 07:54
설레는 봄날에 /박영란 꽃이 피는 거리마다 빛이 찾아가 뒤척이는 봄날 아지랑이 사이로 들꽃이 피고 솔솔 바람 나비되어 날아오르다 겨우내 얼어붙은 개울물 파르르 파르르 봄 마중하는 산수유 꽃 피우는 상쾌한 바람 꽃피는 뜨락 방긋방긋 눈꽃손님 배시시 웃는 갯버들 강 건너 하늘빛 닮은 꽃무늬 희망이 자라는 파란새싹 물결 따뜻한 꽃대 올리는 사랑의 향기 훌훌 겨울 허물 벗는 길모퉁이 훨훨 날아오르는 생동하는 환희 애잔한 바람꽃 여기저기 맴돌다 향긋한 꽃내음 파릇파릇 날아오른다 (겔노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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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사랑 / 정연복삶 2015. 4. 11. 10:00
지금 이 순간의 사랑 / 정연복 영원히 사랑한다고 우리들은 가끔 말합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영원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삶에서 죽음까지의 시간이 허락될 뿐입니다 그 시간마저도 바람같이 빨리 흘러갑니다.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죽음이 우리 둘을 갈라놓을 때가 날로 가깝습니다 죽는 날까지 사랑한다 해도 그 사랑은 결코 길지 못합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사랑해야겠습니다. 사랑한다는 것 / 정연복 사랑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좋다 목숨까지 바치는 거창한 일은 아니어도 된다 세상의 어느 외로운 사람에게 가만히 어깨 품 내주고 슬픈 마음 토닥이는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 내가 손수건 되어 눈물 한 방울 쓱 닦아주는 것 사람들끼리의 사랑이란 이렇게 작은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