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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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 / 최원정삶 2020. 3. 5. 13:31
봄이 오는 소리 / 최원정 가지마다 봄기운이 앉았습니다. 아직은 그 가지에서 어느 꽃이 머물다 갈까 짐작만 할 뿐 햇살 돋으면 어떻게 웃고 있을지 빗방울 머금으면 어떻게 울고 있을지 얼마나 머물지 어느 꽃 잎에 사랑 고백을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어둠 내리는 시간에도 새로움 여는 봄의 발자국 소리에 마음은 아지랑이처럼 들떠만 있습니다 돌...돌...돌... 얼음 밑으로 흐르는 냇가 보송보송 솜털 난 버들강아지 이 봄에 제일 먼저 찾아 왔습니다. 내가 행복을 주지는 못하였지만 노력하였는지 묻습니다 겨울 지나고 버티고 선 봄,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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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삶 2019. 2. 10. 20:59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결움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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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아래서 / 김시천삶 2018. 3. 30. 02:26
목련 아래서 / 김시천 묻는다 너 또한 언제이든 네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그 날이 오면 주저없이 몸을 날려 바람에 꽃잎지듯 세상과 결별할 준비 되었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하루에도 열두 번 목련 꽃 지는 나무 아래서 목련 꽃 피는 봄날에 / 용혜원 봄 햇살에 간지런 타 웃음보가 터진 듯 피어나는 목련 꽃 앞에 그대가 서면 금방이라도 얼굴이 더 밝아질 것만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가장 행복한 모습 그대로 피어나는 이 꽃을 그대에게 한아름 선물할 수는 없지만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기쁨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봄날은 낮은 낮대로 밤은 밤 대로 아름답기에 꽃들의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활짝 피어나는 목련 꽃들이 그대 마음에 웃음 보따리를 한아름 선물합니다. 목련 꽃 피어나는 거리를 그대와 함께 걸으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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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황매산2산 2015. 5. 17. 07:55
503,/ 황지우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 박힌 눈으로 동트는 地平線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날이 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룩거리는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經도 없다 經이 길을 가르쳐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 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너와 나는 九萬里 靑天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自己야 우리 마음의 地圖 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거야 대가리 꽃꽃이 세우고 찌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방울 소리를 내는 방울뱀, 자연의 경보장치, 르르르 나는 너의 領域을 밟았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는 다친다 풀이여. 3가지 계절이 있습니다 천상의 황원에서 두 연인은 행복하리라 이런 꽃구경과 휴식, 휴식 시간의 생각은 이 너른 화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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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등 아래 벚꽃 / 황지우삶 2015. 4. 8. 16:31
수은등 아래 벚꽃 / 황지우 社稷公園(사직공원) 비탈길, 벚꽃이 필 때면 나는 아팠다 견디기 위해 도취했다 피안에서 이쪽으로 터져나온 꽃들이 수은등을 받고 있을 때 그 아래에선 어떤 죄악도 아름다워 아무나 붙잡고 입맞추고 싶고 깬 소주병으로 긋고 싶은 봄밤이었다 사춘기 때 수음 직후의 그 죽어버리고 싶은 죄의식처럼, 그 똥덩어리에 뚝뚝 떨어지던 죄처럼, 벚꽃이 추악하게, 다 졌을 때 나는 나의 생이 이렇게 될 줄 그때 이미 다 알았다 이제는 그 살의의 빛, 그 죄마저 부럽고 그립다 이젠 나를 떠나라고 말한, 오직 축하해주고 싶은, 늦은 사랑을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서 나는 비로소 이번 생을 눈부시게 했던 벚꽃들 사이 수은등을 올려다본다 비 내리는 날, 만개한 벚꽃을 보면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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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류시화삶 2014. 3. 25. 23:21
들 풀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산이나, 들에서 꽃을 만나면 언제나 설렌다 특히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피는 야생화는 더욱 그렇다 섬에서 자생하는 춘란이 꽃대를 올렸습니다 추운 겨울, 태풍을 이기고 봄이면 어김없이 피는 경이로움!! 하분은 꽃대가 들짐승에게 뜯겼네요? 현실에 굴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에 저의 모습을 비춰봅니다 힘차고, 행복한 아침 열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