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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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시간을 곶고 / 문정희삶 2022. 6. 11. 01:53
바다에 시간을 곶고 / 문정희 시간은 뙤약볕처럼 날카로웠다 두럽고 아슬아슬하게 맨 살 위에 장대를 꽂기도 했다 그래서 삶은 때때로 전쟁을 연상시켰다 하늘아래 허리를 구부리는 것은 굴욕이 아니다 이 빗발치듯 내려꽂히는 시간 속에 허리를 구부리고, 서로 이마를 맞대고 생명과 생명은 이어져왔다 바다가 밀려오고, 밀려나가고 또 가을이 오고, 봄이 오고 그러므로 우리가 허리를 구부려 줍는 것은 차라리 영원한 허기인지도 모른다 허기가 바다를 다시 채운다 허기가 지상에 가을을 불러온다 마치 병정들처럼 시간이 맨살 위로 장대를 들고 다가드는 시간 문득 발아래 깔리는 무수한 별들을 본다 이른 새벽 길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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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없는 세상 / 박완서삶 2021. 5. 12. 21:44
그가 없는 세상 / 박완서 그가 떠나고 나면 서울이 온통 빈 것 같고 눈에 띄는 모든 게 무의미해져서 마음을 잡지 못했다. (그가) 야간열차를 탄다고 해서 서울역까지 배웅을 나간 날이었다. 그를 보내고 나니까 웅성거리는 서울역이나 광장의 사람들도, 만원 전차 속의 승객들도 다 사람의 형상을 하고 부유하는 허깨비에 지나지 않아 보였다. 피가 통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적막 강산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외롭고 쓸슬했다. 실컷 울고 싶단 생각밖에 안 났다. 무안 청계해변에서 멍 때리고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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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 전은영삶 2021. 4. 9. 18:15
노을 / 전은영 바이올린을 켜십시오 나의 창가에서 타오르던 오늘 상기된 볼 붉은 빛 속에 가만히 감추고 사랑의 세레나데를 연주해 주십시오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주십시오 곧 다가올 달빛 함께 가벼운 춤 출 수 있게 고운 선율로 복숭아 빛 그대 볼 감싸 안게 다가오십시오 떠나버린 한낮의 뜨거움을 새악시 외씨버선처럼 조심스레 산등성이에 걸어 놓고 또다시 돌아올 아스라한 새벽 빛 맞으러 길 떠날 수 있게 사뿐한 사랑으로 그대 내게 오십시오 노을을 바라봄은 기다림, 붉은 여운은 내일 떠오를 태양이리라 내일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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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로 시를 쓴다 / 박기만삶 2021. 3. 16. 21:31
파도 소리로 시를 쓴다 / 박기만 가슴이 답답한 날에는 바닷가에 간다 해변을 거닐면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 상념조차 산산이 부서져 내려고 갈매기 울음소리 하늘에 맴돌며 시리도록 파란 물결은 답답한 가슴속에서 출렁거린다 바다보다 더 넓은 캔버스에 그리움을 넣고 외로운 가슴 하늘 향해 열어두면 파도가 와서 밤새 울어주리라 가슴이 답답한 날에는 바닷가에서 파도 소리로 시를 쓴다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목련꽃이 피는 곳으로 걷습니다 바라보며 서쪽에 걸린 초승달이 목에 걸립니다 돌아오는 길에 목련꽃 한송이를 비틀어 꺽었습니다 꼬에 대봅니다 향긋한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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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소망으로 / 용혜원삶 2020. 8. 2. 17:29
내 작은 소망으로 / 용혜원 내 작은 가슴에 소박한 꿈이라도 이루어지면 그 작은 기쁨에 취하여 내 마음의 길로만 갑니다. 언제나 당신 앞에 설 때면 짖궂은 개구쟁이처럼 더렵혀진 모습이었습니다. 당신은 십자가의 아픔도 사랑의 빛으로 주셨으니 그 빛 하나 하나가 우리 가슴에 사랑으로 비추입니다. 오늘은 내 작은 소망이나마 그 빛 하나 하나가 우리 가슴에 사랑으로 비추입니다 오늘은 내 작은 소망이나마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뜨거운 마음의 기도를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주여! 기도의 다리를 놓아주십시오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소소한 일상이 큰 행복이었음을 절실하게 느낌니다 모두에게 소망이 가득한 8월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