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습니다. 나는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습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주었습니다. 내 집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습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대승령 찬바람이 좋다 가슴 속까지 뻥뚫리는 시원함이 좋다 벌거벗은 나목을 금년에도 찿는다 1년,,,, 지난 태풍에도 건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