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을 맞이하며,,,,삶 2016. 6. 1. 04:39
6월의 시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6월엔 내가 /이해인
숲 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 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6월 / 황금찬
6월은
녹색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소리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창을 열면
6월은 액자 속의 그림이 되어
벽 저만한 위치에
바람없이 걸려있다
지금은 이 하늘에
6월에 가져온 풍경화를
나는 이만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다.
6월 /오세영
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체취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강물은 꽃잎의 길이고
꽃잎은 기다림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개구리가 저렇게
푸른 울음 우는 밤
나는 들녘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말씀에
그만 정신이 황홀해졌기 때문입니다
숲은 숲더러 길이라 하고
들은 들더러 길이라는데
눈먼 나는 아아,
어디로 가야 하나요
녹음도 지치면 타오르는 불길인 것을
숨막힐 듯 숨 막힐 듯 푸른 연기 헤치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강물은 강물은 흐르는데
바람은 바람으로 흐르는데.
6월의 첫날 새벽입니다
많은 이들이 사랑하고, 행복하기를 소망합니다
내 마음속에 공정한 관찰자가 계시어
한걸음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소서!
많이 사랑하게 하소서!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랑은 거부하게 하소서!
이른 새벽 책상에 앉아서 반성하게 하소서!
6월의 소망을 적어봄니다.
신은 우리에게 두 손을 주셨다.
하나는 받기 위함이고,
또 하나는 주기 위함이다
-- 빌리 그레이엄 --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운사에서 / 최영미 (2) 2016.06.03 5월의 장미 / 이해인 (0) 2016.06.02 초대장 나눕니다 (8) 2016.05.28 산길에서 / 이성부 (2) 2016.05.25 소백산 겨울 과 봄!! (0) 201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