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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픔이 기쁨에게-정호승
    2014. 4. 8. 07:22

    슬픔이 기쁨에게

     

                                   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 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슬품과 기쁨을 의인화하여 대화 형식으로 쓴 아름다운 시 올립니다

    사랑 가득한 하루 되시고요,

    언어는 사람의 집이라고 한 하이데거의 말처럼

    오늘,

    하루 소중한 말씀으로 주변에 기쁨주고, 행복드리는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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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