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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봉 / 천양희
높은 산에 오를 준비를 할 때마다 장비를 챙기면서
운다고 고백한 산사람이 있었다
14번이나 최고봉에 오른 그가
무서워서 운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산 때문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무서운 비밀을 안 것처럼 나도 무서웠다
산 오를 생각만 하면 너무 무서워서 싼 짐을
풀지만 금방 울면서 다시 짐을 싼다고 한다
언젠가 우리도 울면서 짐을 싼 적이 있다
그에게 산이란 가야 할 곳이므로
울면서도 떠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무서워 울면서도
가야할 길이 있는 것이다
능선에 서서
산봉우리 오래 올려다보았다
그곳이 너무 멀었다혼자라는 생각은 누군가를 생각하고, 외롭다는 뜻일 것이다
산행은 잠시 이를 잊게 해준다
여기가 끝이겠지 오르면 또 산이 있어서
나의 정신을 무너트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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