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농돌이 2013. 11. 20. 19:33

 

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떼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벽소령 우체통입니다

지리산에 오는 이들의 많은 사연을 담아 부치는 곳?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낭만적인 것은?  (2) 2013.11.29
정혜사!!  (1) 2013.11.27
모교의 은행나무!  (1) 2013.11.14
인생에 포기란 없다  (4) 2013.11.11
감사한 마음으로 이 가을을,,,  (0) 201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