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인다 / 박노해​

서성인다 /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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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창밖에 누군가 서성이는 것만 같다.

문을 열고 나가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방으로 들어와 나 홀로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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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가을바람이 서성이고

맑아진 가을볕이 서성이고

흔들리는 들국화가 서성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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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편지와

떠나간 사랑과

상처난 꿈들이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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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지나쳐 온 이름들이

잊히지 않는 얼굴들이

자꾸만 내 안에서 서성이는 것만 같다.

소주 마시고 걸어서 집으로 오는 길,

생각에,

내가 노래하는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