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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려면 - 정호승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꽃 - 신달자
네 그림자를 밟는
거리쯤에서
오래 너를 바라보고 싶다
팔을 들어
네 속잎께 손이 닿는
그 거리쯤에
오래오래 서 있으면
거리도 없이
너는 내 마음에 와 닿아
아직 터지지 않는 꽃망울 하나
무량하게 피어올라
나는 네 앞에서
발이 붙었다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누군가가 죽도록 미워서,
다시는 보기가 힘든 날도꽃 앞에 서면누구나 웃는다,,,,,특히 복숭아꽃은 붉어서더욱 그렇다꽃들은 많은 것은 준다미움도, 미칠듯이 격한 슬픔도,,,,그녀 앞에 서면 사그라 진다그래서 꽃이다!'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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