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든 머물든 삶은 계속된다 -여름 설악산에서(야생화)

농돌이 2016. 8. 22. 21:34

길 위에서 / 이정하

 

길 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여, 너는 왜 저만치 멀리 서 있는가

왜 손 한번 따스하게 잡아주지 않는가

길을 간다는 것은

확신도 없이 혼자서 길을 간다는 것은

늘 쓸쓸하고도 눈물겨운 일이었다

 

 

 

 

 

 

 

 

 

 

 

 

 

설악산 산행에서 본 야생화 사진을 올립니다

오래된 것도 아름답다지만, 시간을 정해서 짧은 만남도 아름답습니다

세월의 향기를 머금은 오랜 모습, 짧은 순간을 담은 강렬함!

 

꽃이 피어 골짜기에 향기를 덮을 수는 없어도

보는 이 없어도,

바람과 구름과 지난 밤 달이 반겨주는 야생화만 할까요?

 

가슴이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