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마을(김용택)

농돌이 2013. 12. 27. 18:43

 눈 오는 마을 (김 용 택)

 

저녁 눈 오는 마을에 들어서 보았느냐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마을이 조용히 그 눈을 다 맞는
눈 오는 마을을 보았느냐

  
논과 밭과 세상에 난 길이란 길들이
마을에 들어서며 조용히 끝나고
내가 걸어온 길도
뒤돌아볼 것 없다 하얗게 눕는다

  
이제 아무것도 더는 소용없다 돌아설 수 없는 삶이
길 없이 내 앞에 가만히 놓인다

 
저녁 하늘 가득 오는 눈이여
가만히 눈발을 헤치고 들여다보면
이 세상에 보이지 않은 것 하나 없다

  
다만
하늘에서 살다가 이 세상에 온 눈들이 두 눈을 감으며
조심조심 하얀 발을 이 세상 어두운 지붕 위에
내릴 뿐이다

 

               

                    용봉산 병풍바위 소나무!

유리창(김기림)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봐, 겨울 한울처럼

이처럼 작은 한숨에도 흐려버리니...

 

만지면 무쇠같이 굳은 체 하더니

하로밤 찬 서리에도 금이 갔구료

 

눈포래 부는 날은 소리치고 우오

밤이 물러간 뒤면 온 뺨에 눈물이 어리오

 

타지 못하는 정열, 박쥐들의 등대

밤마다 날어가는 별들이 부러워 쳐다보며 밝히오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봐

달빛에도 이렇게 부서지니

                    병풍방위 소나무 친구들!!

                    병풍바위에서 바라 본 활터, 정상, 악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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