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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 이성복산 2020. 5. 10. 11:09
남해 금산 /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서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1 - 정끝별 해설 - 믿음사
돌 속에 묻힌 한 여자의 사랑을 따라 한 남자가 돌 속에 들
어간다면, 그들은 돌의 연인이고 돌의 사랑에 빠졌음에 틀림
없다. 그 돌 속에는 불이 있고 목마름이 있고 소금이 있고 무
심(無心)이 있고 산 같은 숙명이 있었을 터. 팔다리가 하나로
엉킨 그 돌의 형상을 '사랑의 끔찍한 포옹'이라 부를 수 있을
까?
그런데 왜 한 여자는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났을까. 어쩌자
고 해와 달은 그 여자를 끌어 주었을까. 남해 금산 푸른 하늘
가에 한 남자를 남긴채. 돌 속에 홀로 남은 그 남자는 푸른
바닷물 속에 잠기면서 부풀어 간다. 물의 깊이로 헤아릴 길
없는 사랑의 부재를 채우며, 그러니 그 돌은 불타는 상상을
불러일으킬밖에. 그러니 그 돌은 매혹일 수 밖에. 남해 금산에
서 돌의 사랑은 영원하다. 시간은 대과거에서 과거로 다시 현
재로 넘나들고, 공간은 물과 돌의 안팎을 자유롭게 드나든다.
과거도 아니고 핸재도 아닌, 안(시작)도 없고 밖(끝)도 없는
그곳에서 시인은 도달 할 수 없는 사랑의 심연으로 잠기고 있
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돌이 되고 바위가 되는지 남해의
금산에 가 보면 안다. 남해 금산의 하늘가 상사암에 가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랑들이 얼굴과 얼굴을 마주한 채 돌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서로를 마주한 채 요지부동의 뿌리를 박고 있는지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모든 사랑은 위험하지만 사랑이 없는 삶은 더욱 치명적이
라는 것을, 어긋난 사랑의 피난처이자 보루가 문득 돌이 되어
가라앉기만 한다는 것을, 어쩌면 한 번을 있을 법한 사랑의
깊은 슬픔이 저토록 아름답기도 하다는 것을 나는 <남해 금산>
에서 배웠다. 모든 문을 다 걸어 잠근, 남해 금산 돌의 풍경
속 1980년대 사랑법이었다.
1980년대 시단에 파란을 일으킨 이성복 시인의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1980)는 기존의 시 문법을 파
괴하는 낯선 비유와 의식의 초현실적 해체를 통해 시대적 상
처를 새롭게 조명했다. <남해 금산>은 그러한 실험적 언어가
보다 정제된 서정의 언어로 변화하는 기점에 놓인 시다.
※ 어려워서 해설을 달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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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예전에 몇번 오른적이 있죠.
너무 풍경이 예쁜곳이라 잊혀지지않는곳입니다.
여행은 멍때리기인데,,,
우도 길가에 차 세우고 앉으면 해변이니까요 전 해국 피는 시절이 좋습니다
일요일도 변함없이
좋은 글 잘보고
공감많이 하고 갑니다 ~
행복하고 화목한 주말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도움 많이 되고 있습니다
남해금산은 부모님이 자주 가시는 산중에 하나인데 부모님 앨범을 보면 금산을 볼수 있을거 같아요 금산풍경에 대해 자세히 적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일출도 낙조도 멋진 곳이죠
새벽에 오르니 더욱 좋았습니다
영감이 오는 산?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공감 꾹 누르고 가요 !!
감사합니다
건강 유의하셔요
촌부님 오랜만이에요^^
기다렸던 포스팅이네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내공있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편안한 저녁되셔요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가 이성복시인의 1집이었죠. 그때부터 홀딱 반했답니다.어둠의 끝까지 침잠했다가 엉금엉금 기어나온 시인...아마 그녀도 그런 그가 힘겨워서 돌밖으로 떠났을거라 생각해요.
멋진 이성복 시인입니다
어렵기도 하구요 금산 보리암 위에 앉아서 보면 상상도 가구요 ㅎㅎ
사진만 봐도 힐링이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당
긴 징검다리 연휴 마무리 입니다
행복한 저녁되세요
항상 좋은글 좋은 사진에 정말 힐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푹 쉬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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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밤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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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과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소식으로 소통해여
마음이 확 트이는 사진이네요
저곳이 남해 금산인가요?
금산 보리암입니다
날씨가 좀 그랬는데요 멋진 곳입니다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감사합니다
밤이 길었습니다 약 기운에 뒤척이다가 아침이 되어 움직입니다 건강한 하루 여세요
남해 금산 한번 가보고 싶네요^^
그곳에 가면 시의 의미를 알수있을까요?
ㅎㅎ 해석과 감동은 각자의 몫이 아닐까여 그래도 조금은 보이겠죠 !
김밥 싸서 물 한병과 드시면서 하루 이봉우리 저봉우리 노셔요 낙조 보고 하산하셔요
좋을글 잘보고가요~~
해석까지 완전 감사합니다
방문과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주 되세여
남해 금산 한번 기회가 되면 올라가고 싶네요.
공감 꾹 누르고 다녀갑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창문을 열어도 습해서 덥네요
행복한 하루 여세요
남해 금산 보리암 건너편에 있는 상사바위에 얽힌 전설이 있던데 그 이야기 같은데요 ? ㅎ
저도 시를 참 좋아하는 편인데 첨 보는 시가 많습니다.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