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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산 2023. 7. 26. 22:26
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어진 강물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안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힘들다고 항해를 포기 할 수는 없는거지요,,,!
멀리 떠날 수 있는 마음마저 접는 것은 더욱 슬픔입니다
내일 해가 다시 뜨면,
내 길을 가는 겁니다
시인처럼,,,,
살아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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