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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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삶 2023. 5. 28. 20:42
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신은 다 계획이 있으셨습니다 비오는 날에 들꽃들에게 아름다운 색을 더하여 주셨습니다 류시화 시인의 마음 챙김시 중에서 엘런 바스의 중요한 것은 이란 시의 한 부분이 생각납니다 삶을 사랑하는 것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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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객 / 정현종산 2022. 6. 14. 21:04
가객 / 정현종 세월은 가고 세상은 더 헐벗으니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새들이 아직 하늘을 날 때 아이들은 자라고 어른들은 늙어가니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동안 무슨 터질 듯한 立場입장이 있겠느냐 항상 빗나가는 구실 무슨 거창한 목표가 있겠느냐 나는 그냥 노래를 부를 뿐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는 동안 나그네 흐를 길은 이런 거지 저런 거지 같이 가는 길 어느 길목이나 나무들은 서서 바람의 길잡이가 되고 있는데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사람들이 걸신걸신을 섬기는 동안 하늘의 눈동자도 늘 보이고 땅의 눈동자도 보이니 나는 내 노래를 불러야지 우리가 여기 살고 있는 동안 ----- 낮술로 붉어진 아, 새로 칠한 뺑끼처럼 빛나는 얼굴, 밤에는 깊은 꿈을 꾸고 낮에는 빨리 취하는 낮술을 마시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