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 정호승

농돌이 2023. 6. 5. 18:13

친구에게 / 정호승

 

젖은 우산을 접듯

그렇게 나를 접지 말아줘

비 오는 날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는 우산을 그대로 접으면

젖은 우산이 밤새워 불을 지피느라

그 얼마나 춥고 외롭겠니

젖은 우산을 활짝 펴

마당 한가운데 펼쳐놓듯

친구여

나를 활짝 펴

그대 안에 갖다놓아줘

풀 향기를 맡으며

햇살에 온몸이 말릴 때까지

그대 안에 그렇게

 

먼 곳에서 잘 있다는 소식이 오니 감사합니다

 

그냥 붕 떠있는 느낌,

이것도,,,

추억이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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