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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이문길-
    2014. 2. 12. 15:30

      산  - 이문길 시인 -
                   

                      
    내 소원이 무엇인지 아나
    소원이 생각날 리 없는 산골이라
    아내는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뭔데
    내가 산을 쳐다보며 말했다
    사람 안 사는 저런 큰 산 하나를 사는 것이다
    그러자 아내는 갑자기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
    저 쓸데없는 것 사서 뭐하게 또 빌어먹을라카네
    내가 풀이 죽어 말했다
    개간해서 농사 지을라 안칸다
    나는 말없이 산을 둘러보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말했다
    나한테는 필요 없지만 나무들한테 산이 필요해서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안개한테 구름한테 산이 필요해서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내가 사도 누가 사는지 산이 모르기 때문에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사도 아무 소용없는 빈 산이라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내 만년에 그런 산에 혼자 살고 싶어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소나무 고목에 핀 상고대

    눈에 부러져서 떨어진 소나무 가지에 핀 상고대!

    오서산 암릉에 뿌리를 내리고 살다가 지난 해 고사한 소나무에 핀 상고대!!

     

    오늘 저의 블러그를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평강이 함께 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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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