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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파크 /박주택산 2016. 11. 11. 16:05
메모리얼 파크 /박주택
모든 것이 돌아가는 날에 혼자 서 있네
영전이라 바칠 것은 거리에서 산 꽃뿐
묘비에는 서로 사랑하라 새겨 있지만
노을 지는 산 너머로 떠가는 몇 점 구름
여기는 묘비조차 너무 많네
가장 쓸쓸한 묘비
가장 빛나는 묘비
잔디에 돋은 풀꽃들이
묘석 구석구석 피어 있을 때
이별이 두려워 정을 떼던 시절을 떠 올리네
증오만이 남아 슬픔을 가리어달라고
분노만이 남아 이별을 감추어달라고
보내는 옷가지마다에
보내는 유품들 마다에
쓰리고 쓰린 가슴 부비며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
선운산 계곡에서 가을을 잊는다
모든 것이 시작이 있고 끝이 있듯이
가을은 저물어 가지만
또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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