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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 최영미삶 2020. 7. 2. 22:57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 최영미
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창자를 뒤집어 보여줘야 하나
나도 너처럼 썩었다고 적당히 시커멓고 적당히 순결하다고
버티어온 세월의 굽이만큼 마디마디 꼬여 있다고
그러나 심장 한귀퉁이는 제법 시퍼렇게 뛰고 있다고
동맥에서 흐르는 피만큼은 세상모르게 깨끗하다고
은근히 힘을 줘서 이야기해야 하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나도 충분히 부끄러워 할 줄 안다고
그때마다 믿어달라고, 네 손을 내 가슴에 얹어줘야 하나
내게 일어난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두 팔과 두 다리는 악마처럼 튼튼하다고
그처럼 여러 번 곱씹은 치욕과, 치욕 뒤의 입가심 같은 위로와
자위끝의 허망한 한 모금 니코틴의 깊은 맛을
어떻게 너에게 말해야 하나
양치질할 때마다 곰삭은 가래를 뱉어낸다고
상처가 치통처럼, 코딱지처럼 몸에 붙어 있다고
아예 벗어부치고 보여줘야 하나
아아 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아직도 새로 시작할 힘이 있는데
성한 두 팔로 가끔은 널 안을 수 있는데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어쪄면 막막한 일상에서도, 환하게 빛이 되는 것은
마음 먹기입니다
구름처럼 가볍게, 새털처럼 가볍게,,,
쉬엄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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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마음 한구석이 짠하지만 마지막 석양에 비친 배 사진은 멋있네요 +_+
퇴근하고 후다닥 달려가서 한장 담았습니다 사람들도 없고 해서 좋았습니다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왔습니다
행복한 저녁되셔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전해지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새벽에 출발하여 설악산 성인대 산행다녀왔습니다 봉우리 앉아서 놀다가 왔습니다 편히 쉬십시요
무언가 울림이 있는 글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여유로운 하루되세요.. ^^
감사합니다
낮에는 덥습니다 산 능선에는 선선해서 놀다가 옵니다 행복한 저녁되세요
최영미 시인이 고운 미투 그 시인인게죠?
오늘도 가볍게 하루 보냈으면 합니다
마음은 벌써 가볍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두 분 다 좋아하는데 아쉽습니다
시는 저 나름대로 느끼고 이해하렵니다 ㅎㅎ 산에 올라서 쉬다가 왔습니다
멀리 설악을 새벽에 가서 지금 도착입니다
아직도 새로 시작할 힘이 있는데
성한 두 팔로 가끔은 널 안을 수 있는데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ㅎㅎ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되십시요
쭉읽고갑니다^^좋은하루되세요ㅎ
감사합니다
멋진 저녁 보내십시요
여기에 들어오면 시 한편은 자동적으로 읽고 가서 넘 좋아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음 은퇴하면 농사지으며 블러그 해보렵니다 응원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