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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바람 맞으러 노고단에
    2022. 9. 3. 11:47

    물봉선의 고백  /이원규  


    내 이름은 물봉선입니다
    그대가 칠선계곡의 소슬바람으로 다가오면
    나는야 버선발, 버선발의 물봉선

    그대가 백무동의 산안개로 내리면
    나는야 속눈썹에 이슬이 맺힌 산처녀가 되고

    실상사의 새벽예불 소리로 오면
    졸다 깨어 합장하는 아직 어린 행자승이 됩니다.

    하지만 그대가
    풍문 속의 포크레인으로 다가오고
    소문 속의 레미콘으로 달려오면
    나는야 잽싸게 꽃씨를 퍼뜨리며
    차라리 동반 자살을 꿈꾸는 독초 아닌 독초

    날 건드리지 마세요

    나비들이 날아와 잠시 어우르고 가듯이
    휘파람이나 불며 그냥 가세요 

    행여 그대가
    딴 마음을 먹을까봐
    댐의 이름으로 올까봐
    내가 먼저
    손톱 발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며
    맹세를 합니다 첫눈을 기다립니다 

    내 이름은 물봉선

    여전히 젖은 맨발의 물봉숭아 꽃입니다

     

    널 만나고부터 /이생진

    어두운 길을 등불 없이도 갈 것 같다
    걸어서도 바다를 건널 것 같다
    날개 없이도 하늘을 날 것 같다

    널 만나고부터는
    가지고 싶던 것
    다 가진 것 같다

    비도 내리고  날씨는 곰탕이었습니다

    새벽 1시에 시작한 일출은 안 보여주시네요

    일출은 다음으로 미룹니다

     

    배낭을 질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노고단에 가을바람 맞으러 왔다가 돌아가면서

    일상의 번거로움을 숨자락에 버립니다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주변이 다 나의 도반인것을 너무도 늦게 알아 갑니다

     

    참 행복한 추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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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