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 돌 / 안희연 나의 여정은 하나의 물음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어디에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사람들은 나를 돌이라고 부릅니다. 어딘가에는 대하고 앉았노라면 얘기를 들려주는 돌도 있다지만 나는 이야기를 찾아 헤메이는 돌에 가깝습니다. 절벽의 언어와 폭포의 언어, 들판의 언어와 심해의 언어. 온 몸으로 부딪혀가며 얻은 이야기들로 나를 이루고 싶어요. 그 끝이 거대한 침묵이라해도 중력이 없었다면 어떨까요? 나무나 새를 부러워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피조물은 견디기 위해 존재하는 것. 우울을 떨치며 고개젓는 새와 그런 새를 떠나보낸 뒤 한참을 따라 흔들리는 나무를 보았습니다. 서서 잠드는 것은 누구나 똑같더군요. 모두가 제 몫의 질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