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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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첫사랑 / 김선우산 2020. 12. 24. 22:28
낙화, 첫사랑 / 김선우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 아주 조금만 먼저 바닥에 닿겠습니다 가장 낮게 엎드린 처마를 끌고 추락하는 그대의 속도를 앞지르겠습니다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강보에 아기를 받듯 온몸으로 나를 받겠습니다 시집『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문학과지성사, 2007) 오늘 하루가 정말 편안하시길 기원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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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일출 산행산 2019. 8. 27. 19:16
지난 겨울에는 눈이 적게 내려서 태백에 오지 않았습니다 꼭 가야지,,,! 꼭 가야할 필요가 있는 동생이 있고,,,, 금요일 저녁 12시 차에 올라서 무박으로 태백으로,,, 일출을 즐겨봅니다 태백산은 입김이 나고, 찬이슬이 내려서 옷을 적십니다 가을입니다 운해가 일어서 산을 넘실거립니다 가을꽃도 등성이에 가득합니다 바람과 운해를 바라보며 휴식,,,! 산 / 김광섭(金珖燮)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데서는 새벽녘이면 산들이 학처럼 날개를 쭉 펴고 날아와서는 종일토록 먹도 않고 말도 않고 엎뎄다가는 해질 무렵이면 기러기처럼 날아서 틀만 남겨놓고 먼 산 속으로 간다. 산은 날아도 새등이나 꽃잎 하나 다치지 않고 짐승들의 굴 속에서도 흙 한 줌 돌 한 개 들성거리지 않는다. 새나 벌레나 짐승들이 놀랄까 봐 지구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