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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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 최영미삶 2016. 6. 9. 06:25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 최영미 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창자를 뒤집어 보여줘야 하나, 나도 너처럼 썩었다고 적당히 시커멓고 적당히 순결하다고 버티어온 세월의 굽이만큼 마디마디 꼬여 있다고 그러나 심장 한귀퉁은 제법 시퍼렇게 뛰고 있다고 동맥에서 흐르는 피만큼은 세상 모르게 깨끗하다고 은근히 힘을 줘서 이야기해야 하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나도 충분히 부끄러워야 할 줄 안다고 그때마다 믿어 달라고, 네 손을 내 가슴에 얹어줘야 하나 내게 일어난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두 팔과 두 다리는 악마처럼 튼튼하다고 그처럼 여러번 곱씹은 치욕과, 치욕 뒤의 입가심 같은 위로와 자위 끝의 허망한 한모금 니코틴 깊은 맛을 어떻게 너에게 말해야 하나 양치질 할때마다 곰삭은 가래를 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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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오동도!삶 2016. 3. 30. 09:56
여수 영취산에 산행 차 갔다가, 점심을 마친 후 일행들과 오동도에 들렸습니다아주 오랜 방문 기억을 되살리며, 혹시 동백이 좀 남아 있기를 기대하면서,,,방문객이 엄청 많습니다방파제로 난 길을 걸어서 오동도에 오르고 한바퀴 돌아 나오는 코스입니다파란 바다와 푸른 하늘이 아름답습니다 방파제 전경! 파란 바다와 유람선! 오래된 동백나무숲은 아주 아름답습니다올해는 방문이 늦어서 동백꽃은 거의 다 낙화하고 소량으로 남아 있는 꽃중에서 담아 보았습니다천천히 걸으면서 붉디 붉은 동백을 몇 송이 보는 것만으로도 휠링이 됩니다 음악 분수를 가동했습니다겨울과 눈이 불과 얼마전에 끝이 났는데?벌써 시원한게 좋으니,,,, 여수엑스포 시설물! 입구에서 오동도까지 운행하는 동백열차도 담아보고,,,, 우리는 어느 순간에는 내용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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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아저씨 유럽 여행(루체른-독일가는 길)삶 2015. 12. 5. 08:03
알프스 융플라워 구경하고, 꼬불꼬불한 길을 내려와서 점심이다 여름에는 목초지로, 겨울에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장으로 이용한다니 기발하다 인간의 노력은 암릉에 터널을 뚫어서, 산 정상까지 기차가 오르고, 절벽의 작은 땅들을 개간하여 초지를 만들고, 전기를 놓아 리프트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노력에 감탄입니다 금강산도식후경? 쇠고기버섯밥? ㅋㅋㅋ 밥이라니 그래도 좋습니다 아--주 오랬만입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감자튀김? 점심을 먹고, 가이드 아줌도 집으로 가고,,,, 우리는 버스기사와 독일로 5시간 이동합니다 까깝한 이동에 주변의 풍광이 위로가 됩니다 사진이 얼비춰지는데요,,, 차창에 얼비춰서 그렇습니다 지나면서 가능한 곳을 담아 봅니다 멋진 루체른호수! 여기서 기념사진도 한장 찍고, 이동합니다 그림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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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산 2015. 1. 28. 20:32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눈이 밝아진답니다 그리고 긍정으로 변하구요 여행이 주는 한 줌의 쓸쓸함을 즐겁게 맛들이는 시간? 인생이라는 긴 기차 여정에서 이 순간 좀더 자유롭고 겸손하고 싶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해장국 한그릇하고 성판악으로 달려갔더니 차를 주차할 곳이 벌써 꽉? 길가에 주차를 하고 산으로 오릅니다 사람들이 등산로에 가득하고,,,, 줄 맞춰서 걷습니다 진달래밭대피소애 접근하자 발 아래 운해가 가득합니다 표지판이 눈속에,,,, 대피소 모습, 눈이 엄청나게 쌓였습니다 대피소 위에서 백록담도 바라보고, 조망을 즐깁니다 대피소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파란 하늘과 눈, 이런 멋진 날씨는 한라산에서 처음입니다 등산로에는 인간띠가 되었습니다 산 아래에 사라오름이 보입니다 오르는 사람들, 각자 무슨 목적으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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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편지 / 황동규산 2014. 11. 24. 16:00
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 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메일 때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는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 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거 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 눈이 퍼붓고 할 것이다. 어제 용봉산 용도사에는 겨울 동백이 활짝 피었습니다 늦은 봄에 피는데, 연산홍도 피고, 동백도 피고,,,, 시인이 고등시절에 등단 시 쓴 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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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향기, 사람의 향기 - 이해인삶 2014. 11. 19. 09:05
꽃의 향기, 사람의 향기 - 이해인 어느 땐 바로 가까이 피어 있는 꽃들도 그냥 지나칠 때가 많은데, 이 쪽에서 먼저 눈길을 주지 않으면 꽃들은 자주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오곤 합니다. 좋은 냄새든, 역겨운 냄새든 사람들도 그 인품만큼의 향기를 풍깁니다. 많은 말이나 요란한 소리없이 고요한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오는 꽃처럼 살 수 있다면, 이웃에게도 무거운 짐이 아닌 가벼운 향기를 전하며 한 세상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해인의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中에서- 홀로 있는 시간은 - 이해인 홀로 있는 시간은 본래적인 자기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입니다. 발가벗은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계기입니다. 하루하루를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 앞입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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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지면서 기름기가 꽉찬 전어!음식 2014. 10. 9. 22:24
제법 쌀쌀해진 날씨 덕분에 고소함이 더해가는 생선이 있습니다 전어! 이번 가을에 거의 끝물이 되어, 잘 잡히지도 않는 답니다 이번 주말에 전어 어떠세요? ----- 가을전어 - 정일근- 시인이여, 저무는 가을 바다로 가서 전어나 듬뿍 썰어달라 하자 잔뼈를 넣어 듬성듬성한 크기로 썰어달라 하자 지금 바다는 떼 지어 헤엄치는 전어들로 하여 푸른 은빛으로 빛나고 그 바다를 그냥 떠 와서 풀어놓으면 푸드득거리는 은빛 전어들 뼛속까지 스며드는 가을을 어찌하지 못해 속살 불그스레 익어 제 몸속 가득 서 말의 깨를 담고 찾아올 것이니 조선 콩 된장에 푹푹 찍어 가을 바다를 즐기자 제철을 아는 것들만이 아름다운 약이 되고 맛이 되느니 가을 햇살에 뭍에서는 대추가 달게 익어 약이 되고 바다에서는 전어가 고소하게 익어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