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와 우주론/박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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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삶 2019. 9. 14. 20:53
가을 법어(法語) / 장석주 태풍 나비 지나간 뒤 쪽빛 하늘이다 푸새 것들 몸에 누른빛이 든다 여문 봉숭아씨방 터져 흩어지듯 뿔뿔이 나는 새떼를 황토 뭉개진 듯 붉은 하늘이 삼킨다 대추열매에 붉은빛 돋고 울안 저녁 푸른빛 속에서 늙은 은행나무는 샛노란 황금비늘을 떨군다 쇠죽가마에 괸 가을비는 푸른빛 머금은 채 찰랑찰랑 투명한데 그 위에 가랑잎들 떠 있다 몸 뉘일 위도에 완연한 가을이구나 어두워진 뒤 오래 불 없이 앉아 앞산 쳐다보다가 달의 조도(照度)를 조금 더 올리고 풀벌레의 볼륨은 키운다 복사뼈 위 살가죽이 자꾸 마른다 가을이 저 몸의 안쪽으로 깊어지나 보다 상사화와 우주론 / 박남준 크고 높고 화려한 것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의 조화로움에 다 쓰임이 있는 것이다 태양과 행성과 거기 위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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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와 우주론/박남준삶 2017. 1. 6. 19:48
상사화와 우주론/박남준 크고 높고 화려한 것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의 조화로움에 다 쓰임이 있는 것이다 태양과 행성과 거기 위성이 존재하며 별들의 우주가 반짝이듯이 어제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 솟아오른 것들 이 삼복 더위에 꽃과 잎이 끝내 이름처럼 만날 수 없는 숙명이라지만 때가 되어 이윽고 꽃대를 밀어 올리는 묵묵하고 꿋꿋한 생의 자세 이토록 비상하는 일상이 따로 있을까 눈 들어보면, 귀 기울여보면, 그대 안에, 그대의 문 밖에 내 안에, 내 마음의 멀고 가까운 눈앞 펼쳐져 있는 저 저~ 가을 추억입니다 모든이의 삶이 빛나고, 찬란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