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김완하
-
걷기 여행삶 2019. 8. 20. 19:20
발자국 / 김완하 너는 항시 뒤에 남아 길 위에서 생을 마친다 네 온기를 남김없이 길 위에 비운다 마을 하나에 닿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너의 목숨을 길 위에 묻어야 하는가 어두워 집에 돌아온 밤 부르튼 발 씻으며 이제야 나는 바닥에 가닿는다 돌아보면 내 몸 구석구석 네 그리움으로 커온 길이 있다 발자국이여, 네가 먼저 마을에 가닿았구나 너를 기다리는 동안 / 감완하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쾅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