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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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하여 / 문근영산 2018. 2. 25. 20:59
우리를 위하여 / 문근영 사는 일이 자글자글하고 질퍽거릴 땐 아득한 시간의 경계를 지우고 노심초사 꼭꼭 눌러둔 사연 데리고 무작정 길을 떠나자 불가항력의 벽 앞에서 말로 풀어내지 못한 생각의 편린들도 치명적이었던 증오도 깡그리 지우고, 잘린 시간이 어둠에 잠기어 그리움이 하나씩 제자리로 돌아오는 세월의 길목, 뒤따라온 세월의 바람이 허공을 갉으며 흔들리면 안일하게 잊고 지냈던 잃어버린 우리가 뜨겁게 돋아 화끈거린다지울 수 없는 우리, 지금은 우리를 위하여 얼룩진 긴장을 풀고 무엇인가 하여야 할 때 서툰 밤길 같은 인생에서 서로 길이 되어 환해져 오는 길이 되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렇게 함께 늙어 갈 수 있도록 떠날 수 있음을 감사하며, 살아 있음을 감사합니다 무엇이 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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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은 너무 작아서/잘랄루딘 루미삶 2018. 1. 14. 21:00
내 심장은 너무 작아서/잘랄루딘 루미 내 심장은 너무 작아서 거의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당신은 그 작은 심장 안에 이토록 큰 슬픔을 넣을 수 있습니까? 신이 대답했다 보라, 너의 눈은 더 작은데도 세상을 볼 수 있지 않느냐 슬퍼하지 말라 네가 잃은 것은 어떤 것이든 다른 형태로 너에게 돌아올 것이니 ( 눈 내린 제주의 감귤밭에서,,,) 눈이 내린 감귤은 당도가 높아집니다 그러나 쉽게 부패하기도 합니다 모포나 양탄자를 털어낼 때 모포와 양탄자가 미워서 때리는 것은 아니지요 그 안에 있는 먼지를 털기 위함입니다 깊은 생각으로 살아야지 합니다 누구든, 무엇이든, 나를 위하여 삶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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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눈을 기다리며,,,!삶 2017. 11. 26. 00:30
하나를 위하여 / 김승희 나는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단지 하나가 되고 싶을 뿐이다. 살았던 것들 중 그 중 아름다운 하나가, 슬펐던 것들 중 그 중 화사한 하나가, 괴로웠던 것들 중 그 중 순결한 하나가 되고 싶을 뿐이다. 나는 많은 길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길을 버리고 싶고 더 많은 꿈을 지우고 싶고 다만 하나의 길과 다만 하나의 꿈을 통하여 물방울이 물이 되고 불꽃들이 불이 되는 그 하나의 비밀을 알고 싶을 뿐이다. 하나를 이루기 위하여 그 하나에 닿기 위하여 나는, 하나 하나, 소등 연습을 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가로등이 다 꺼진 어둠 속으로 솜처럼 착하게 다 적셔져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타오르는 하나의 봉화가 되고 싶은지도 모른다. 오늘 저녁이 지나면 힌 눈이 가득 내리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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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꽃 / 최두석삶 2016. 1. 12. 02:04
월요일, 특별하지 않아도 분주하게, 일이 없어도 일이 많으듯 느끼는 날이다 외근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데 저녁 일몰이 붉다. 근무를 마치고, 나를 데워주던 또 하나의 심장인 온풍기를 끈다 낮에 편지 잘 받았다고 카톡 온 딸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하면서. 따스한 저녁이 먹고싶었다! 중년에도 잊어버린 것들이 많다 그것을 소박한 저녁 밥상에서 찿고싶은게다! 오래전에 월악산에서 채취하고, 말려서 주신 정정에 아끼던 물건이 있다 삼실 가족 어머니의 정성의 선물인 묵나물이다 마눌에게 슴슴하게 조리할 것을 요청하여, 마른 김에 싸서 먹는다 시골집에서 가져온 총각김치, 된장국, 생선 한마리의 식탁이 분주하다 식사량을 줄이고 나서는 식탁이 너무 넓어 보이는 까닭은 무엇이란 말인가? 치졸한 심사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