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위한 겨울 기도 / 이효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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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에서 / 최영미삶 2016. 6. 3. 22:21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그대를 위한 겨울 기도 / 이효녕 차가운 바람결에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의 가난한 작은 마음을 위해 하얀 눈으로 물들여 곱게 빈 여백 채워주소서 마지막 남아 흔들리는 갈대밭 새들의 빈 둥지마다 가득 채워진 마음 얼지 않는 따스한 집 한 채 흩어진 내 가슴에 지어 모두 넉넉한 마음 안아 가난한 모두가 그 안에 편안하게 들게 하소서 날은 추워도 어둠 속에서 별들이 깜박이며 빛을 냅니다 별들이 있어 춥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