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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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 - 박성우 -농부이야기 2014. 3. 6. 21:20
경칩 - 박성우 - 봇물 드는 도랑에 갯버들이 간들간들 피어 외진 산골짝 흙집에 들었다 새까만 무쇠솥단지에 물을 서너 동이나 들붓고 저녁 아궁이에 군불 지폈다 정지문도 솥뚜껑도 따로 닫지 않아, 허연 김이 그을음 낀 벽을 타고 흘렀다 대추나무 마당에는 돌확이 놓여 있어 경칩 밤 오는 비를 가늠하고 있었다 긴 잠에서 나온 개구락지들 덜 트인 목청을 빗물로 씻었다 황토방 식지 않은 아침 갈퀴손 갈큇발 쭉 뻗은 암수 개구락지 다섯 마리가 솥단지에 둥둥 떠 굳어 있었다 아직 알을 낳지 못한 암컷의 배가 퉁퉁 불어 대추나무 마당가에 무덤이 생겼다 (페친이 보내준 사진)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입니다 꽃샘추위가 찿아왔지만 봄은 가까이 왔습니다 행복한 봄 맞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