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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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사랑 / 고정희삶 2023. 12. 4. 18:36
겨울사랑 / 고정희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 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부지런히 달려온 한 해가 12월이 되었습니다 하늘의 뜻을 기다리며 살지는 못했지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이란 이름으로 해왔습니다 언제나 시간은 한번 입니다 남은 시간 노력하고, 더 노력해야겠지요 딱 한번 밖에 오지 않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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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가슴에 저장된 파일입니다 / 김윤진삶 2022. 1. 5. 15:56
그대는 가슴에 저장된 파일입니다 / 김윤진 눈의 거리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질 줄 알았습니다 일상 속에서 잊혀지면 영영 잊혀질 줄 알았습니다 가슴에 저장된 파일처럼 더는 담을 수 없이 가득 찬 커다란 파일이 그대인 것을 펄펄뛰는 조바심은 없지만 그대에게 중독 되어 가슴으로 머무른 영원한 초대 잊혀지면 잊혀지는 대로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적당히 희석된 열정은 마음이 식어서가 아니라 살아온 만큼의 넉넉함입니다 사랑이란 폴더 안에서 그대의 흔적을 회상해 보노라면 아직도 기억의 문고리는 지난날을 붙들고 있었기에 파일은 손상되지 않았음을 애써 잊으려 안한 까닭일까요 서둘러 보내지 않으렵니다 아아, 그대는 고스란히 가슴에 저장된 파일이었습니다 오래 입었던, 빛 바랜 등산복처럼 편안함이 있는 삶이 좋습니다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