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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을 먹으며/정 호 승음식 2014. 8. 15. 21:13
짜장면을 먹으며/정 호 승
짜장면을 먹으며 살아봐야겠다
짜장면보다 검은 밤이 올지라도
짜짱면을 배달하고 가버린 소년처럼
밤비 오는 골목길을 돌아서 가야겠다
짜장면을 먹으며 나누어 갖던
우리들의 살은 밤비에 젖고
젖은 담벼락에 바람처럼 기대어
사람들의 빈 가슴도 밤비에 젖는다
내 한 개 소독저로 부러질지라도
비 젖어 꺼진 등불 흔들리는 이 세상
슬픔을 섞어서 침묵보다 맛있는
짜장면을 먹으며 살아봐야겠다
아주 어릴적에 일입니다
제가 축농증이 있어서 홍성의 모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아버지는 저를 자전거 뒤에 방석을 언고, 태우셨습니다
지금이야 이상한 풍경이지만
그때는 이 정도도 꽤 좋은 풍경입니다 ㅎㅎ
지금의 군청 옆 유료주차장에 경찰서가 있고
그 앞으로 조양문까지 중국집이 많았습니다
조양문 안으로 마차와 차, 사람들이 다니고 했으니까요
경찰서 앞 조아무개가 하는 약국 옆에 중국집이 있었는데
제가 수술을 하고, 안되어 보였는지
그곳으로 가서
아버진 우동을, 저는 자장면을 시켜서
뚱뚱부은 얼굴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맛은 생각이 안나지만요
짜장면을 먹을 때마다
예전에 아버지 생각과 함께 겹칩니다
조금있으면 아버지 기일인데
이 좋은 세상
조금 더 사시지, 그리 바삐도 가셨는지,,,,
오늘,
산행에서 돌아와 아내에게 중식을 시켜먹자 했습니다
그냥 번거롭게 하는 것이 좀 그래서요
짜장 두그릇을 먹으면서도 생각은 다른가 봅니다
아버지란 이름으로, 아들이란 이름으로, 장손이란 이름으로
이 땅에 살아가는 거?
그립습니다!
특히 삶의 무게가 더 겹치는 날에는 무척이나 그립고 그립습니다
아버지가 생전에 그렇게 하지말라는 일을 저질러서
아프게 했는데,,,
요즘 그일로 무겁습니다
다음주에 벌초가면 아버지께 다시 한번 용서를 빌어야겠습니다
지난 일이야 소용없지만,,,,
짜장면을 먹으며 먹먹한 가슴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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