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 황동규

농돌이 2014. 7. 26. 15:42

즐거운 편지 /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

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비가 개인 후 깨끗한 용봉산을 다녀왔습니다

구름도, 바위도 아름답습니다

 

영화 편지의 소재가 되었던 시를 한편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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