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9월은/서정윤
나무들의 하늘이, 하늘로
하늘로만 뻗어가고
반백의 노을을 보며
나의 9월은
하늘 가슴 깊숙이
짙은 사랑을 갈무리한다
서두르지 않는 한결같은 걸음으로
아직 지쳐
쓰러지지 못하는 9월은
이제는
잊으며 살아야 할 때
자신의 뒷모습을 정리하며
오랜 바램
알알이 영글어
뒤돌아보아도, 보기 좋은 계절까지
내 영혼은 어떤 모습으로 영그나?
순간 변하는
조화롭지 못한 얼굴이지만
하늘 열매를 달고
보듬으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산책길에 수수가 영글어 갑니다
무더위로 고생하더니 계절은 벌써 와 있습니다
익어가는 곡식을 보면서 행복합니다
우리의 삶도 함게 익어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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