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오는 저녁입니다
이런날은 집 떠난 사람에겐 집 생각이 많이 들겠죠?
저도 그랬습니다
이런 상념에 잡혀 있는데 군에 있는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더위에 얼마나 힘이 들고, 지루할까? 생각하니 짠 합니다
이등병 생활이야 남자들은 다 아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래도 힘든 내색을 않하는 것이 고맙고 대견합니다
막상 전화 받으면 별로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우리 남자니까?
힘들어도 어쩝니까? 참아야지,,,,
기다리다 보면 좋은 날 제대도 할 거니까
참 안타갑게 생각합니다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이 고작 편지나 한 통 보내는 거니까?
아버지로서 무엇인가? 이 시기에 꼭 힘이 되고 싶습니다
아내는 교회에 여름성경학교 진행으로 가고 집이 참 휭 합니다
아들에게 전화를 할머니께 드리라고 했습니다
사진을 머리 맡에 벽에 붙이고, 늘 기도하는 나의 어머니!
아들과 많이 기다리던 통화가 끝이 났습니다
면회 얘기를 하면서 먹을 것, 필요한 것,,, 참 쓸데없는 말만 했네요
면회는 참 힘이 듭니다
딱지가 져가던 곳에 다시 상처가 납니다
어른되기 어렵습니다
어머니께서 전화 오셨네요
손주가 전화했다고, 목소리가 울먹이시면서,,,,
아 참 아들이 군에 있을 때 편지라도 자주 할 것? 그럽니다
손주도 저러시니,,,,
아들에겐 오늘 이 비오는 밤이 참 길겠군요
이런저런 생각에 ,,,,
아들도 인생을 배워가겠죠!
힘들다고 말을 못할 정도의 어려움이 늘 짓누르는 사회를요
그리고 많이 이해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돈,직위보다 늘 따스한 마음의 소유자가 되기를 말입니다
살아보니 자신을 피폐시키며 돈과 직위가 좀 있으면 뭐 하겠어요
저도 마음이 짠 합니다
비도 오고 참 거시기 하기 좋은 밤인데요,,,, 참아 볼 겁니다
내일 지리산에서 이 마음을 삭여 보겠습니다
아들아 잊지 말거라 우리가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무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