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이해인

농돌이 2014. 3. 15. 17:57

봄 편지

 

            ㅡ 이해인 ㅡ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은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 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변산국립공원 관음봉에서 201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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