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겨울 / 선미숙

농돌이 2021. 7. 15. 22:44

그 해 겨울 / 선미숙

멀쩡하다가도 눈보라가 친다.
아주 매섭게 몰아친다.
니 아부지 생일 땐 언제나 그려
엄니는 당신의 평탄지 않은 삶을
늘 그렇게 날씨에 빗대어 푸념하셨다.

함께 산 세월 쉰 일곱 해를 채우고
무척 추울 거라는 겨울이 힘을 잃어버린 그 해
아버지는 눈보라 같은 삶을 놓으셨다.
그래도 착하게 사셨으니 가시는 날까지 도와주는 거라고
포근히 내리는 겨울비를 맞으며 사람들은 한 마디씩 건넨다.

쉬는 날이면 저절로 발길이 가는 희망공원
아버지는 영혼의 동무들과 거기 계신다.
그곳은 좋으냐고, 나도 데려가라고,
사진 속 아버지를 보며 한참을 넋두리하고 나오는데
분홍빛 진달래 몇 송이 슬픔 달래듯 눈앞에 어린다.
3월초, 환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말없이 웃는 아버지 얼굴이다.

아직 때가 아닌데 하루가 다르게 잎이 열리는 꽃들!
성급하게 핀 목련은 찬 서리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까맣게 얼어버렸다.
빛깔 잃은 목련을 보고 벚 꽃은 속 모르게 웃고
사람들은 이른 꽃 잔치에 그저 즐겁다.
아버지를 가슴에 묻은 그 해 겨울은 봄처럼 따스했다.

 

덥습니다 ㅎㅎ

지난 이른 봄의 추억을 꺼내 봅니다

 

조금 지나면 새로운 계절이 시작됩니다

언제나,

길이 끝나는 곳에서 새로운 길이 시작되듯이,,,,

 

미래의 시간을 가져다 즐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