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 황경신
섬 / 황경신 나는 그대를 위하여 섬이 되었으니 그대가 부르지 못한 노래들과 그대가 이르지 못한 길들이 다 여기 있으니 이른 아침의 반짝이는 물결과 늦은 저녁의 차오르는 달빛이 다 이곳에 있으니 언제까지나 기다리는 마음도 날이 갈수록 푸르러지는 기억도 다 내안에 있으니 오는 길 가는 길 마음에 벅차 걸음을 멈추거나 돌리거나 재촉하여도 나는 그대를 위한 하나의 섬이니 아무 데도 닿지 않고 이렇게 흔들리고 있으니 봄 비 내리는 아침, 따스한 마음을 담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