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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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 기형도산 2022. 12. 1. 17:42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는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12월의 첫날 입니다 2022년 마무리와 새로운 2023년의 준비로 바쁜 시간입니다 기쁨과 슬픔, 고통이 함께 머물렀지만, 또 삶에 유익한 약으로 여기며, 깨닫습니다 우리의 삶은 사랑하며 살기에도 너무 짧지만, 증오하기 살기에 너무 길다는 어느 시인의 글이 생각납니다 마음에 모닥불 하나 피워보는 12월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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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 기형도삶 2015. 11. 22. 10:59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 -->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사랑을 떠나보낸 집은 집이 아니다. 빈집이고 빈 몸이고 빈 마음이다. 잠그는 방향이 모호하기는 하지만 '문을 잠근다'는 것은, '내 사랑'으로 지칭되는 소중한 것들을 가둔다는 것이고 그 행위는 스스로에 대한 잠금이자 감금일 것이다. 정끝별 시인 해설 (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