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이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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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이준관삶 2021. 10. 28. 07:55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이준관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사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사람 사는 것이 자기방식,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가는 거지만,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얽힌 세상에서 바라보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