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 박노해 -

농돌이 2014. 3. 25. 23:22

 

진달래

            - 박노해 -

 

겨울을 뚫고 왔다

우리는 봄의 전위

꽃샘추위에 얼어 떨어져도

봄날 철쭉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 외로운 겨울 산천에

봄불 내주고 시들기 위해 왔다

나 온몸으로 겨울 표적되어

오직 쓰러지기 위해 붉게 왔다

내 등뒤에 꽃피어 오는

너를 위하여

현실에서 보란 듯이 이루어낸

지난날 뜨거웠던 친구들을 보면

해냈구나 눈시울이 시큰하다

이런 중심 없는 시대에는

세상과의 불화를 견디기도 어렵겠지만

세상과의 화해도 그리 쉽지만은 안겠지

지금도 난 세상과 불화 중이지만

나 자신과는 참 고요하고 따뜻해

그래서 다시 길 떠나는가 봐

세상과의 화해가 자신과도 화해일 수 있다면

세상과 화해한 넌 지금

너 자신과 화해가 되니? 

 

활짝 핀 진달래꽃을 보면서 봄을 즐깁니다

아름다운 시 한편 감상하시죠!

편안한 저녁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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