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 때에는 바람처럼 꽃처럼 / 김정란

농돌이 2014. 7. 30. 23:04

슬플 때에는 바람처럼 꽃처럼 / 김정란


슬플 때는 바람처럼 꽃처럼 가만히
삶의 옆얼굴에 손을 대어본다
그리고 들여다보면 손금 속에는 작은 강물이 흘러

랄랄라 랄랄라 숨죽여 노래하듯 울고 있는
눈물 젖은 날개 상한 깃털들 그 강물 속에 보이네
청이도 홍련이도 민비도 죄 모여 앉아서
가만가만 그 깃털들 말리고 있어 가슴이 저려서

갸웃이 고개 숙이고 조금씩 조금씩만 걸어가지

슬플 때는 바람처럼 꽃처럼 가만히
삶의 옆얼굴을 바라본다 갸웃이 바라본 그것
얼마나 가슴저리게 아름다운지 얘기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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