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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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글어 가는 봄 !농부이야기 2016. 5. 21. 01:22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갈 꽃봉오리인 것을! (해당화) (감자꽃) (대파꽃) (찔레꽃) (살구) (보리) (양귀비꽃) 텃밭을 한바퀴 돌면서,,,, 마음 놓고 보는 꽃은 보는 꽃은 새로운 여유로운 마음이 생기게 합니다 못하던 일도, 마음놓지 못하던 일도, 다 놓아지게 합니다 다시, 길을 떠나는 봄이 영글어 가는 아쉬움도 잊습니다 풍경처럼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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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장미 / 이해인삶 2016. 5. 20. 06:25
5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5월의 넝쿨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담장넘어 피는 아름답고 수즙은 넝쿨장미,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5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양귀비꽃) (엉겅퀴꽃) (복분자꽃) 주위 사람의 감정과 조화를 이루려면, 원래 올라가 있던 톤을 반음 내려야 한다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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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삶 2016. 5. 18. 21:35
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누구의 삶도 가볍지는 않다 그렇지만 내 삶이 타인에게 가볍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데,,, 어느 순간에는 더 가벼움을 느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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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소리를 듣는 곳, 홍류동 소리길을 걷다,,,, !산 2016. 5. 18. 07:12
雨中, 해인사 가는 길 / 윤 미 전 하늘은 며칠째 심사가 편치 않은지 길 나서는 내게 무슨 할 말 있는 듯 손등을 슬쩍 치거나 바지가랑이 적시며 어제의 안부를 묻는다 우산 위로 온몸 던져 알 수 없는 교향곡을 연주하는 빗방울들 키 낮은 구절초 고개 푹 꺾고 빗줄기에게 집요한 추궁 당하고 있다 종복처럼 뒤따르던 길이 저만치 앞서가다가 자꾸 돌아보고 산허리 휘감고 있는 비안개는 마실가는 여인의 뒷모습처럼 한가롭다 괜히 따라 나섰다 싶은지 빗방울들은 내가 가는 길의 끝이 어디인지 묻기도 한다 몇 구비 돌아 들면 풀들과 벌레소리 자라나는 내 마음에도 너와 맞닿을 작은 길 하나 열리게 될까 낡은 우의로 가리고 있는 중년의 굽은 등, 그 갈라진 목소리만 분주하고 아직 안 팔린 삶은 옥수수들이 낯빛을 마주보며 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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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남쪽 / 곽재구삶 2016. 5. 18. 07:05
그리운 남쪽 / 곽재구 그곳은 어디인가 바라보면 산모퉁이 눈물처럼 진달래 꽃 피어나던 곳은 우리가 매듭 굵은 손을 모아 여어이 여어이 부르면 어어이 어어이 눈물 섞인 구름으로 피맺힌 울음들이 되살아나는 그곳은 돌아보면 날 저물어 어둠이 깊어 홀로 누워 슬픔이 되는 그리운 땅에 오늘은 누가 정 깊은 저 뜨거운 목마름을 던지는지 아느냐 젊은 시인이여 눈뜨고 훤히 보는 백일의 이 땅의 어디에도 가을바람 불면 가을바람 소리로 봄바람 일면 푸른 봄바람 소리로 강냉이 풋고추 눈 속의 겨울 애벌레와도 같은 죽지 않는 이 땅의 서러운 힘들이 저 숨죽인 그리움의 밀물소리로 우리 쓰러진 가슴 위에 피어나고 있음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입니다 철이 없던 시절에 불어닥쳤던 일이, 이제는 한참 지난 과거가 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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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남산제일봉 산행!산 2016. 5. 15. 10:34
□, 산행 일시 : 2016,05,14 □, 산행 동료 : 홍성토요산악회 □, 산행지도 □, 산행코스 황산주차장~청량사~남산제일봉(1,010m)~돼지골~해인사관광호텔~치인주차장 ~소리길(길상암-홍류계곡-농산정-칠성대)~황산주차장- 산행거리 : 12.5km □, 기타 사항 산행 경로 주변의 철쭉은 거의 낙화 상태이고, 제일봉 정상 부근은 개화 상태임. 돼지골, 소리길의 제반 사항은 양호하나, 부처님 오신 날이라서 대형 차량의 주차가 매우 곤란한 상태였음. 청량사 진입로를 한참 오릅니다 고즈넉한 청량사 입구! 청량사에서 조금 깔닥지게 오르니 연초록 녹음이 가득한 조망이 보여집니다 반대편 능선의 만물상! 지나온 봉우리 멋진 바위들,,,, 철쭉꽃이 피었을 때 왔더라면 예술이었을 것 같습니다 제일봉으로 가는 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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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글!삶 2016. 5. 13. 20:00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늘 소유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소유를 당하는 것이며,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행복은 지극히 작고 사소한 것에서 찿아온다 아주 작은 생명을 보면서도 변화하는 세계가 있읆을 알 수 있다 산은 내 개인의 소유가 아니기에 때문에 마음 놓고 바라볼 수 있고, 내 뜰처럼 즐길 수 있다 만물은 서로 의존하는 데에서 그 존재와 본성을 얻는 것이지 그 자체로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 어느 책에서 -- 행복한 저녁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