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
-
더운 날 개구리도 꽃그늘에서 쉽니다!삶 2015. 8. 14. 21:39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천리포수목원에서) ..
-
천왕봉에서 제석봉으로,,,,산 2015. 8. 14. 17:54
소풍과 방랑의 차이? 둘 다 집을 떠나는 것은 동일하지만, 돌아갈 것과 계획적이냐가 차이인가?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만남!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안개로 변한 천왕봉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쉰다 눈이 펑펑 내리던 날에도 이 정상에서 돌아갈 걱정은 안하고 한 없이 쉬었던 추억이 있다 내 몸과 정신이 힘들어서 흔들릴 때마다 나는 지리산으로 간다 누구는 오지 마시라고, 왜 가느냐고 한다 이유는 없다 그래서 온다, 이 산은 나를 그렇게 부른다 내 안에 있는 응어리가 땀이 되어 내 몸에서 나가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이 멋진 풍광과 공기와 청정한 기운이 나의 심장과 폐에 자리잡기를 소망한다 그것뿐이다! 난 오늘 지리산에서 행복하다 천왕봉 사람들이 실루엣이 되었다 가을이 왔다, 구절초와 범꼬리가 한창..
-
천왕봉 가는 길!산 2015. 8. 13. 19:08
0 출발시간 : 저녁 12시 30분 0 동행 : 2명(나 포함) 0 이동경로 : 홍성 -익산-장수-단성IC-중산리(새벽 3시 40분 도착) 0 입산 : 04시 0 산행 경로 : 중산리-칼바위-법계사-천왕봉-제석봉-장터목-중산리 회귀 산행 중산리 주차장이 차들로 거의 만차 수준입니다 너무 부지런들 하신 산님들!!! 입산합니다 법계사에 도착하니 하늘이 열렸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하늘 구경도 하면서 오릅니다 땀이 비오듯 합니다 ㅋㅋㅋ 법계사 일주문을 다시 건립 중입니다 바람에 날라가서 소실된 후 이곳을 지나면서 늘 안타까웠는데!!! 개선문을 통과합니다 산 아래에 피기 시작하는 운해와 산그리메가 아름답습니다 조망이 죽여주는 날!! 천왕봉 밑에 도착하니 운해가 확 피었습니다 인파 속에서 겨우 한장을 확보하고 ..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광규삶 2015. 8. 12. 06:54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광규 4 · 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는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혜화동 로우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 문제 때문에 우리는 때묻지 않은 고민을 했고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노래를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노래를 저마다 목청껏 불렀다. 돈을 받지 않고 부르는 노래는 겨울밤 하늘로 올라가 별똥별이 되어 떨어졌다. 그로부터 18년 오랜만에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가 되어 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 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 회비를 만 원씩 걷고 처자식들의 안부..
-
사랑합니다 / 이재훈삶 2015. 8. 10. 21:03
아들과 딸, 그들은 너무 아름답고 사랑한다 그리고, 젊음이 무지 부럽다 그래도, 사랑 앞에서, 그들과 나의 관게와 운명 앞에서 나는 대책이 없다 그냥 바라기다 어쩔수 없는 것인가? 고등학교 때 읽고 배웠던 시처럼 사랑하는 것은, 사랑 받는 것보다 행복하나니라 아님, 사랑하였음으로 나는 진정 행복한건가! 가슴이 터지도록 보고싶은 날에는 / 용혜원 가슴이 터지도록 보고싶은 날은 모든것을 다 던져 버리고 그대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가식으로 덮어있던 마음의 껍질을 훌훌 벗어 버리면 얼마나 가볍고 홀가분 한지 쌓였던 슬픔조차 달아나 버린다. 촘촘하게 박혀 치명적으로 괴롭히던 고통이 하루 종일 못질을 해대면 내 모든 아픔을 다 식혀줄 그대와 사랑을 하고싶다. 깨웃음 풀어 놓아 즐겁게 해주고 마음이 후끈 달아 오..
-
너를 기다리는 동안삶 2015. 8. 10. 08:33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 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