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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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지면서 기름기가 꽉찬 전어!음식 2014. 10. 9. 22:24
제법 쌀쌀해진 날씨 덕분에 고소함이 더해가는 생선이 있습니다 전어! 이번 가을에 거의 끝물이 되어, 잘 잡히지도 않는 답니다 이번 주말에 전어 어떠세요? ----- 가을전어 - 정일근- 시인이여, 저무는 가을 바다로 가서 전어나 듬뿍 썰어달라 하자 잔뼈를 넣어 듬성듬성한 크기로 썰어달라 하자 지금 바다는 떼 지어 헤엄치는 전어들로 하여 푸른 은빛으로 빛나고 그 바다를 그냥 떠 와서 풀어놓으면 푸드득거리는 은빛 전어들 뼛속까지 스며드는 가을을 어찌하지 못해 속살 불그스레 익어 제 몸속 가득 서 말의 깨를 담고 찾아올 것이니 조선 콩 된장에 푹푹 찍어 가을 바다를 즐기자 제철을 아는 것들만이 아름다운 약이 되고 맛이 되느니 가을 햇살에 뭍에서는 대추가 달게 익어 약이 되고 바다에서는 전어가 고소하게 익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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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며,,,, 정호승음식 2014. 10. 4. 23:14
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며,,,, 정호승 바지락칼국수 국물 위로 떠오른 조갯살을 날렵하게 집어먹는다고 해서 내가 붉은어깨도요새가 될 수 있겠는가 바지락 조개껍질에 아직 남아 있는 갯벌의 잔모래를 씹어먹었다고 해서 잔모래에 아직 남아 있는 파도소리에 고요히 귀기울였다고 해서 내가 가슴붉은도요새의 가슴이 될 수 있겠는가 내가 먼저 썰물이 되지 않고서는 내가 먼저 새들이 자유롭게 발자국을 찍어대는 맛있는 갯벌이 되지 않고서는 어떻게 머루처럼 까만 민물도요새의 눈동자에 걸린 수평선이 될 수 있겠는가 이제 돌아가실 날만 남은 틀니뿐인 늙은 아버지와 자장면보다 맛있는 바지락칼국수를 먹으며 식탁 위에 젓가락으로 수북이 조개껍질을 쌓아놓았다고 해서 어떻게 내가 거룩한 패총이 될 수 있겠는가 오늘은 원지에서 학교를 다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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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아나고탕(안면도 가는 길 -대박칼국수)음식 2014. 8. 29. 20:52
김치가 맛있는 집! 주인장이 직접 배를 운영하면서, 수확된 수산물로 조리하는 집! 대박칼국수로 점심을 하러 지인들과 함께 합니다 바지락칼국수, 아나고구이,전어무침,전어구이, 대하, 꽃게,,,, 허름하지만 푸짐하고, 좋습니다 기본세팅! 깻잎, 감자,얼갈이배추 삶은것, 청양초와 아나고를 넣고 조리합니다 장어탕과 비슷하게 조리하지만, 아나고가 통채로 들어갑니다 얼큰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어제 먹은 알콜에 힘든 몸이 땀이 쪼ㅏ--악 납니다 아나고 대가리를 보니 큰놈으로 조리하셨네요 제가 좋아하는 백김치! 해수에 절여서 맛이 있습니다 물론 어디를 가나 약간의 M??은 들어간듯 합니다 ㅋㅋㅋ 안면도 여행길에 잠시 쉬면서 식사하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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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드는 것 / 안도현음식 2014. 8. 21. 17:11
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리렸으리리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을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가을이 되었나 봅니다 , 서해안 꽃게가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삶에 기쁨만이 있으면 밋밋하겠지만, 많이 아픈 날이 있습니다 시인께서는 어떤 생각인지는 잘 모르나, 무척 슬픈 마음을 표현한 인상적인 시로 느낍니다 삶의 주체를 꽃게와 일치시킨 시로 느낍니다 행복한 하루 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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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가을 전어!음식 2014. 8. 20. 23:32
가을 전어 / 정일근 시인이여, 저무는 가을 바다로 가서 전어나 듬뿍 썰어달라 하자 잔뼈를 넣어 듬성듬성한 크기로 썰어달라 하자 바다는 떼지어 헤엄치는 전어들로 하여 푸른 은빛으로 빛나고 그 바다를 그냥 떠와서 풀어놓으면 푸드득거리는 은빛 전어들 뼛속까지 스며드는 가을을 어찌하지 못해 속살 불그스레 익어 제 몸속 가득 서 말의 깨를 담고 찾아올 것이니 조선 콩 된장에 푹 찍어 가을 바다를 즐기자 제철을 아는 것들만이 아름다운 맛이 되고 약이 되느니 가을 햇살에 뭍에서는 대추가 달게 익어 약이 되고 바다에서는 전어가 고소하게 익어 맛이 된다 사람의 몸속에서도 가을은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법이니 그 빈자리에 가을 전어의 탄력있는 속살을 채우자 맑은 소주 몇 잔으로 우리의 저녁은 도도해질 수 있으니 밤이 깊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