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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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 박남준삶 2020. 6. 24. 21:54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 박남준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사는 일도 어쩌면 그렇게 덧없고 덧없는지 후두둑 눈물처럼 연보라 오동꽃들, 진다 덧없다 덧없이 진다 이를 악물어도 소용없다 모진 바람 불고 비, 밤비 내리는지 처마 끝 낙숫물 소리 잎 진 저문 날의 가을 숲 같다 여전하다 세상은 이 산중, 아침이면 봄비를 맞은 꽃들 한창이겠다 하릴없다 지는 줄 알면서도 꽃들 피어난다 어쩌랴, 목숨 지기 전엔 이 지상에서 기다려야 할 그리움 남아 있는데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너에게, 쓴다 몇 일 전 다녀온 천리포, 오늘은 폭우가 내린다더니 이슬비가 내립니다 지나치지 않다면 술 한잔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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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언 / 김시천삶 2020. 4. 6. 20:31
묵언 / 김시천 그렇게 많은 말들이 필요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지금도 여전히 그러할 거라는 생각을 한참을 살고 난 뒤에야 겨우 하게 됩니다 묵언으로만 속삭이는 들풀처럼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속삭이며 우리도 그렇게 살 걸 그랬나 봅니다 작년 여름에 피었던 산나리 꽃이 올해도 또 피었습니다 햇볕이 프르름을 더합니다 봄이면, 지난 봄을 그립니다 미처 몰랐던 일, 스스로 덜어내려 애쓰던 청춘, 부여 안고 잠 못이루던 지난 욕망들,,,, 다시 봄이 다가옵니다 뜨겁긴 했었나 보다,,,? 가 아닌 아직도 참 뜨거운 봄 입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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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난, 청산도 슬로길 걷기 2삶 2020. 3. 22. 18:05
청산도 / 박두진 산아 우뚝솟은 푸른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넘어 흰구름 건넌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오고 너멋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산아 내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버린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않는 보고싶은 하늘에 어찌도 만나도질 볼이 고운사람이 ...난 혼자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부는 세상에도 벌레같은 세상에도 눈맑은 가슴맑은 보고지운 나의사람 달밤이나 새벽넠 홀로서서 눈물 어릴볼이 고운 나의사람 달가고 밤가고 눈물도 가고 틔어올 밝은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밭 푸른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줄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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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반도 해안 둘레길 트래킹산 2019. 12. 15. 17:48
0, 코스 : 2~3~4코스,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입암리선바위~하선대~홍환해수욕장~ 동해면 발산리~장군비위~구룡소~대동배리~독수리바위~호미곶광장 0, 거리 : 18km 0, 트래킹시간 : 룰루랄라 6시간 0, 동행 : 홍성토요산악회 단체로 기념사진 남기고 출발합니다 둘레길에서 사람과 친숙해진 백구입니다 벽화가 예술입니다 호랑이가 숨어버렸습니다 어촌의 풍경도, 일상도 보면서 걷습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서 해가 얼굴을 안보여 줍니다 해가 나왔으면 참 아름답겠다는 아쉬움을 들고 다시,,, 비문바위 해식작용에 의한 멋진 풍경,,,! 바다를 보면서 간식을 먹습니다 ㅎㅎ 아귀를 손질해서 건조합니다 중간 중간에 작은 포구들과 횟집, 마을들이 있습니다 사시는 모습과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걷는 재미도 있습니다 과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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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독백 / 오광수삶 2019. 12. 6. 12:32
12월의 독백 /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하나는 펼치면서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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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여행삶 2019. 8. 20. 19:20
발자국 / 김완하 너는 항시 뒤에 남아 길 위에서 생을 마친다 네 온기를 남김없이 길 위에 비운다 마을 하나에 닿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너의 목숨을 길 위에 묻어야 하는가 어두워 집에 돌아온 밤 부르튼 발 씻으며 이제야 나는 바닥에 가닿는다 돌아보면 내 몸 구석구석 네 그리움으로 커온 길이 있다 발자국이여, 네가 먼저 마을에 가닿았구나 너를 기다리는 동안 / 감완하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쾅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