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
-
공주 영평사 구절초 산책삶 2020. 10. 21. 00:14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마곡사 말사로서 6동의 문화재급 전통건물과 3동의 토굴을 갖춘 대한민국 전통사찰 제78호의 수행도량이다.산은 작지만 풍수적으로는 금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룡(逆龍)이라 하여 기운이 세찬 명당이라 불린다. 장군산!(將軍山) 국토의 7할이 산인 우리나라, 산봉우리 이름이 장군봉인 산은 많다. 하지만 과문한 탓이겠지만 산의 이름이 장군인 산은 아직 듣지 못했다. 어느 등산가는 큰 나무숲도 없고 두 시간이면 다녀오는 정상을 다녀와서 하시는 말씀 “태백산에서도 느끼지 못한 거대한 기운, 어떤 두려움 같은 경외심을 느꼈어요, 굉장히 큰 산입니다, 이 명산에 안겨있는 영평사 앞으로 대한민국 국찰(國刹)이 되겠습니다.” 어찌되었든 들어오면 편안하다고들 말하는 영평사는 아직도 반딧불과 가재 다슬기..
-
빛바랜 시간 / 강사랑삶 2020. 10. 3. 11:18
빛바랜 시간 / 강사랑 비가 내려 여름 풍경이 수채화 같은 날 그대는 커다란 우산 하나 들고 나를 마중 나왔다. 웃음을 한가득 안고서 그저 해맑게 웃는 그 엷은 미소는 빗방울에 스미어 풀잎에 반짝거렸다. 조금은 어린 날 벌써 빛바랜 시간으로 사진첩에 끼워져 그리움 가득한데 그때 기차 소리만 아직도 여전하다. 참 좋은 날이었고 웃음이 많은 날이었다 빛바랜 시간이 추억을 걸으며 오늘 이 시간을 갉아먹고 또 갈색 시간을 통통히 살찌운다. 희미해진 시간의 바램 커피 향기가 그를 닮아 창가의 흐르는 빗물에 마음 촉촉이 적신다. 산에 가려고 가방 싸고 기다리니 새벽에 비가 많이 내립니다 산을 사랑할 수 는 있어도, 통채로 소유할 수는 없는거니까,,,,!
-
서해안 조망 명소, 오서산엔 억새가 핍니다산 2020. 9. 30. 12:32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키티 오메라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그리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휴식을 취했으며, 운동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놀이를 하고, 새로운 존재 방식을 배우며 조용히 지냈다. 그리고 더 깊이 귀 기울여 들었다. 어떤 이는 명상을 하고, 어떤 이는 기도를 하고, 어떤 이는 춤을 추었다. 어떤 이는 자신의 그림자와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전과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치유되었다. 그리고, 무지하고 위험하고 생각 없고 가슴 없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라지자 지구가 치유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위험이 지나갔을 때 사람들은 다시 함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잃은 것을 애도하고, 새로운 선택을 했으며, 새로운 모습을 꿈꾸었고, 새..
-
꽃이 피었다 / 나호열삶 2020. 9. 25. 05:43
꽃이 피었다 / 나호열 바라보면 기쁘고도 슬픈 꽃이 있다 아직 피어나지 않아 이름조차 없는 꽃 마음으로 읽고 눈으로 덮어버리는 한 잎의 향기와 빛깔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향일성 向日性의 시간의 촛대 위에 담쟁이 넝쿨 같은 촛불을 당기는 일 내 앞에서 너울대는 춤추는 얼굴 그 그림자를 오래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 기쁘고 또 슬프고 슬픔이 터져 혼자서 슬픈사람은 울 곳이 마땅치 않다 지천에 깔린 꽃들은 슬픔을 알고 있다 가을 선운사에서는 세상의 많은 말들이 부질없다 영혼의 씨앗이 뿌려져 꽃 피운 상사화가 있으니까,,,
-
가을이 가고, 그도 가고 / 나호열산 2020. 9. 7. 22:42
가을이 가고, 그도 가고 / 나호열 거리의 끝에서 조등이 걸어온다 하나, 둘, 셋 가슴을 훤하게 비워두고 어둠한 밤길 태우는 종이 냄새 살아 있는 사람만이 울 수 있다 울면서 후르륵 라면을 먹고 울면서 담배를 태울 수 있다 죽음은 죽은 이의 것 왁자지껄한 이 세상의 안부가 자욱한 향불에 가려 가물거린다 어색한 조문객들이 서투르게 서로의 그늘진 얼굴을 숨긴채 무관심하게 떨어지는 나뭇잎을 밟는다 울지 않는 나뭇잎을, 더 세계 밟으면서 저 언덕밑의 조등들, 하늘에 매달린 조등들을 점자로 읽어내고 있다 문장이 되지 않는 몇 줄의 바람을, 남루로 흔들리는 한 생애를, 가을은 누구에게나 금방 왔다가 떠납니다,,,, 이번 가을은 조금 느리더라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기를 소망합나디